<히로인 실격> 영화 줄거리 소개
'하토리'(키리타니 미레이)는 오랜 소꿉친구 학교 킹카 '리타'(야마자키 켄토)를 짝사랑합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의 사랑 바로 히로인이 될 사람은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줄거리이니까요.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냈던 소년 소녀가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고, 서로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느낀 뒤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어쩐지 이 로맨스의 시작은 처음부터 어긋납니다. 리타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 아다치를 도와주게 되면서, 아다치와 사귀게 됩니다. 리타에 대해 자신보다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 하토리는 그 둘의 주변을 서성이며, 머리를 쓰지만 둘이 쉽게 헤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토리가 악역을 할 것이냐, 정작 그런 성격이 되지 못한다는 걸 본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다시 리타의 히로인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 학교의 또다른 킹카 '코스케'(사카구치 켄타로)에게 고백을 받게 됩니다. 코스케는 리타를 빼앗기 위해서 자신을 이용하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래서 둘은 가짜 연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무 조건 없이 진심으로 리타를 좋아하는 하토리를 바라보며 코스케는 자신의 사랑을 되돌아보고, 진심으로 점점 하토리를 좋아하게 됩니다. 코스케는 정말 하토리에게 좋은 남자였지만, 오랜 시간 리타를 짝사랑해 온 하토리는 쉽게 마음을 내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질투유발 작전이 성공하려는 찰나! 아다치가 리타의 보호본능을 또 한 번 건드립니다. 과연 하토리는 리타의 히로인 자리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요?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이 아닌 여자 주인공!
하토리는 예쁘고 성격도 좋은 여주인공의 면모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에 본인의 입으로 하토리가 직접 이야기를 나열합니다. 그렇게 영화 관객들은 하토리가 당연히 리타와 함께 만들어가는 학원물이라고 생각하며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히로인 실격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리타가 선택한 여자주인공은 아다치, 왕따를 당하고 있던 아다치도 다른 스토리 라인에서는 이야기의 히로인이 될 수 있다는 걸, 하토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고민합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진짜 히로인이 누구인지 말입니다. 그래서 리타의 질투심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코스케와의 가짜 연애를 시작하고, 실제로 리타는 그 작전에 넘어오게 됩니다. 물론 아다치의 연극으로 인해, 둘은 헤어지게 되지만, 다시 서로의 진짜 감정을 깨닫고 사랑을 찾아 서로의 연인에게 안녕을 말하게 됩니다. 영화는 진짜 사랑의 주인공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진심으로 하토리를 사랑하게 된 코스케도,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리타를 잡아야만 하는 아다치도 메달리지만 잔인하게도 사랑이란 감정은 일방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서로 진심을 다해 좋아해야 그때서야 사랑이라는 이야기의 두 주인공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다시 쓰인다면 히로인? 아니 주인공
우리나라에서는 잘 쓰지 않는 단어이지만, 히로인(heroine)은 실제로 소설, 영화, 연극 따위의 여자 주인공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나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을 때나 엄청난 실패 앞에 맞서게 될 때, 우리는 깨닫습니다. 우리가 인생의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2015년 영화이기도 하고, 일본 로맨스 학원물이라는 장르에서 한정되어 여자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제작되었지만, 만약 영화가 2023년에 쓰여진다면 아마도 여자 주인공이 아닌 진짜 주인공이 되기 위한 이야기로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렸던 영화 <에놀라 홈즈>처럼 여성이 주체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토리가 히로인이 되기 위해서는 리타나 코스케라는 남자주인공들이 꼭 필요했지만, 사실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서 자신의 감정을 말하는 것은 하토리 스스로 한 결정이었으니 말입니다. 하토리가 사랑을 스스로 쟁취한 그 순간처럼 영화들의 이야기에 여성들의 순간들이 많이 쟁취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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