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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4등, 1등만 중요한 건 아니야 인생을 이야기하는 영화

by 유효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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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등 포스터

<4등> 영화 줄거리 설명

수영을 좋아하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준호(유재상)' 하지만 수영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4등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3등까지만 들어도, 아니 1등을 할 수 있는 준호를 포기하지 못하는 준호의 엄마는 매번 준호를 닦달하지만, 준호는 그저 수영이 재밌을 뿐입니다. 수영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즐거웠던 준호에게 대회 1등은 커다란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엄마에겐 그러지 않았습니다. 준호가 인생을 살면서 영원히 4등을 하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신의 존재처럼 말이죠. 그리고 엄마는 무조건 1등으로 만들어준다는 수영 코치 '광수(박해준)'을 만납니다. 그리고 개인 레슨을 부탁합니다. 물론 돈이 더 드는 일이었습니다. 광수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16년 전 아시아 신기록까지 달성한 사람이지만, 어쩐지 준호에게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도 연습은 하지 않고, pc방 마우스나 소주잔을 쥐고 있는 광수에게 준호는 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냐고 묻습니다. 광수는 그런 준호에게 수영의 하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수영 훈련, 광수의 방식은 아무리 봐도 옳지 않았습니다. 준호는 도망치기도 하고 반항도 해봤지만, 수영만은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수영 대회에 출전한 준호의 기록은 또다시 거의 1등, 0.02초 차이로 처음으로 순위권 안에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게 됩니다. 모두 준호의 첫 은메달에 들떠있습니다.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 준호네 집. 그때 동생 기호가 해맑게 준호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정말 맞고 하니까 잘한 거야? 예전에는 안 맞아서 맨날 4등 했던 거야, 형?

 

고작 열두 살인 준호의 몸은 시퍼런 멍이 가득했습니다. 광수의 코칭방식이었죠. 엄마는 준호의 멍을 보면서 애써 못 본 척합니다. 조금만 더 하면 1등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준호를 다독입니다. 준호는 엄마도, 코치도 모두가 밉습니다. 그저 좋아서 수영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어느 순간 수영이 더 이상 재미없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되었으니까요. 

모두에게 도망치고 싶었던 어느날 밤, 준호는 수영장에 몰래 들어와 마음대로 수영을 합니다. 물속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만지고, 자유롭게 준호가 움직이고 싶은 대로 움직입니다. 준호가 수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순간이었다는 걸 준호는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그리고 그런 준호를 지켜보는 광수도 어린 시절의 자신을 닮은 준호가 자신처럼 포기하지 말고, 수영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준호의 엄마에게 준호가 1등 하기 위해선, 준호를 가만히 내버려두라고 말합니다. 혼자서 연습을 하고, 자유롭게 수영을 즐기던 준호는 다음 수영 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요? 

 

1등이 전부인 세상, 즐거움엔 등수가 없다

준호는 수영에 재능이 있고 그리고 진심으로 수영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눈으로 봤을 때, 재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로 보이기 쉬웠습니다. 혹은, 딱 4등까지의 재능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건 수영을 좋아하고 잘하는 마음을 비교하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세상이 매기는 등수는 수영 대회의 규칙을 잘 해내는 사람들의 등수일 뿐입니다. 수영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등수는 없으니까요. 영화는 즐거움과 열정에 등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등이 되지 못해서, 너무나 좋아하는 수영을 포기해 버린 광수는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피폐해져 갔습니다. 매번 1등을 해내야만 했으니까요. 그렇게 좋아하던 수영이 더 이상 즐겁지 않아 질 때, 왜 단지 모든 걸 즐기지 않고 잘해야만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어쩌면 영화는 우리 사회가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1등을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등수 밖에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우리가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질문을 던집니다. 

제가 앞전에 소개해드렸던 <걷기왕>과 비슷한 질문을 하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마치 준호네가 우리 동네에 살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영상미로 친근하게 다가와, 우리에게 질문을 툭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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