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거미집> 줄거리 소개
영화감독 김열은 신감독의 조연출로 있다, 신감독이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촬영장에서 그만 생을 마감하고 난 뒤 그 뒤를 이은 계승자로 평판이 알려졌다. 대종상 수상까지 한 화려했던 데뷔작과는 다르게 부진한 성적을 보이던 김감독, 얼마 전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악몽을 며칠째 꾸고 있다. 그대로만 찍으면 걸작이 된다는 틀림없는 예감에 휩싸인 김감독은 영화를 다시 찍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도와주지 않는다. 제작자 백 회장은 문공부 심의에 통과하지 못할 대본이라고 말하며, 촬영을 반대하고, 배우들은 하루만 촬영하면 된다는 조감독의 말에 열 분을 토한다.
백 회장이 출장을 간 사이, 신감독의 조카인 신미도가 김열의 시나리오에 감동을 하며 영화 재촬영이 어찌어찌 시작되었다. 베테랑 배우 이민자, 톱스타 강호세,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 바쁜 스케줄과 바뀐 대본을 보며 촬영에 임하지만, 출장 갔던 제작사와 검열 담당자까지 들이닥치고, 갑자기 바뀐 역할을 이해할 수 없는 베테랑 배우들의 방해로 영화는 한 씬 한 씬 우여곡절 끝에 찍어 나간다.
그렇게 마지막 엔딩 불이난 세트장에서 카메라를 끊지 않고, 원테이크로 길게 나아가는 신을 찍는 김감독.
아무도 하지 않았던 도전으로 센세이션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배우와 감독 그리고 스텝들.
여러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영화 촬영은 다행히 약속된 시간에 끝났고. 영화도 개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의 장면 장면에서, 김감독과 백 회장은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을 느끼며 자신들이 저질렀던 과오를 떠올리게 된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과 관계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지지만 웃을 수 없는 김감독. 그의 영화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실일까?
각자의 열정이 가득한 영화
"넌 한 번이라도 카메라 앞에서 진심이었던 적이 있었어? 난 배우가 진짜로 하는 연기를 보고 싶은 거야. 그게 나만을 위해서 그런 거야? 배우도 그 큰 스크린에서 자기가 거짓말하는 걸 봐봐 안 끔찍해? 서로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그런 거야. 난 그거밖에 없어."
영화에서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김감독과 백 회장은 '데뷔작'에 대한 비밀을. 유림과 호세는 서로의 관계에 대한 비밀을. 각자 비밀을 가지고 있지만,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해내는 그들을 김감독은 '열정'있다고 말한다.
특히, 다방에서 일하던 유림에게 '열정유림'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김열은 '열정'에 대한 욕망이 가득하다. 자신이 제대로 잘 해내고 있다는 열정이 모든 것을 증명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들은 신의 캐릭터를 잘 구현해내려고 하거나(이민자), 영화를 찍게 하기 위해서 온갖 수를 다 쓰고(신미도), 영화를 위해서라면 혹시 누군가 다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감수할 것이며(김열), 자신의 관계를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한유림), 거짓임을 알고도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는(강호세)는 모두 카메라 앞에서는 각자만의 열정으로 가진 채 서있다.
영화 촬영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나며, 촬영이 계속 중단된다. 백 회장이 잠근 문을 부수고 돌아오고, 신인 때는 없던 가짜 피 알레르기가 생긴 한유림이 촬영을 거부하고, 문공부 최 국장이 와 영화를 '반공영화'라고 의미를 재해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돌아가고, 찍히고, 결국 다른 의도로 관객들에게 비춰질 수 있는 영화판에 대한 열정을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감독이 직접 대역을 하기도 하고, 다른 소품이 오가기도 하고, 배우대신 대역이 찍기도 하는 그렇지만 그 모든 선택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까지 감독은 말하고 있다. '신미도 한유림 대역'에피소드에서 결과를 알 수 있다.
영화는 만들어지고, 그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과 도전을 해야 하며, 그 모든 것이 다 옳은 답은 아니지만. 감독은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기 위해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 욕망에 사로잡힌 '거미집'
영화 촬영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화도 상영에서 큰 호응을 얻지만, 김감독은 자신이 만든 거미집에 자신이 갇혔다는 사실을 영화 끝에 깨닫게 된다. 불타는 촬영장도, 지금까지의 떠올랐던 모든 영감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느꼈다.
불타는 세트장에서 이민자는 시어머니를 죽이고, 금고를 찾아 가고 열쇠로 열려고 하지만, 뒤늦게 온 한유림과 다투며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한유림이 금고를 열고 마주한 것은 금은보화와 함께 있는 커다란 거미. 인간의 욕망에서 태어난 거미는 그 집을 통째로 삼키며, 자신들의 욕망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을 모두 거미집에 가둔다.
그들은 결국 자신의 욕망에 파멸하게 된 것이다.
그 중 이 영화를 관통하는 모든 말이 거짓인 '한유림'이 진실로 말하는 "난 거미가 싫어."는
영화 촬영장이라는 곳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거미집> 영화의 실제 주제와 또 70년대 거미집 영화에서 등장하는 거미들.
또 감독 배우 모두가 각자의 욕망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자신의 욕망 똘똘 갇혀, 어긋난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 그 상황에서 거미집을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
아마도 김감독은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영화를 찍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신의 욕망을 모두 소진해 버렸기에
남아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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