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메의 문단속> 영화 줄거리
일본의 떠오르는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이 3월 8일 개봉했습니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와 마찬가지로 재난을 주 판타지 소재로 삼은 영화입니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유성의 추락, <날씨의 아이>에서는 맑음 소녀라는 기후의 변화를 가지고 이야기를 다뤘다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일본이라 가장 판타지와 현실을 잘 이어주는 지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규슈 작은 바닷가 시골마을에 사는 주인공 스즈메는 어느날, 근처에 폐허가 있는지를 묻습니다. 어떤 '문'을 찾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스즈메는 어디선가 본듯한 아름다운 청년이 신경쓰여 그에게 말해준 폐허가 된 온천마을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 가운데에 있는 문을 발견합니다. 그 문을 열자 스즈메의 꿈에 항상 나왔던 밤하늘의 별이 가득한 초원이 펼쳐집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지만 스즈메는 그저 폐허의 문을 이동합니다. 아무리 그 문을 통해 들어가려고 해도 들어가지지 않고, 발에 걸린 돌을 뽑았는데, 손에는 이상한 털뭉치가 남겨져 있고 스즈메는 무서워 문을 그대로 둔 채 학교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핸드폰의 재난 문자가 오고, 그 온천마을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이상한 기운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돌아간 온천마을에는 아까 길을 묻던 청년이 온 힘을 다해 스즈메가 열어두었던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스즈메는 두려웠지만 그를 도와 문을 간신히 닫았지만, 조금 늦게 닫은 바람에 마을에는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청년은 그 이상한 기운을 미미즈라 불렀고, 지진을 일으키는 신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를 가두었던 요석이 사라져 세계에 있는 뒷문을 통해 미미즈가 자꾸 튀어나와 지진을 일으키는 거라고 했습니다. 아까 스즈메가 뽑았던 그 돌이 바로 요석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청년은 자신을 소타라고 소개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토지시라고 말합니다. 대대로 가업으로 물려받아, 전국을 돌며 재앙이 빠져나오는 문을 단속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때 장난꾸러기 신이 되어버린 고양이로 인해, 스즈메의 의자로 변해버리고 둘은 고양이를 찾기 위해 마을을 떠나 여행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며, 이세계로의 문이 열리는 곳들을 닫으면서 말입니다.
규슈, 고베, 도쿄 등을 여행하며 스즈메는 잊고 있었던 자신의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며, 소타와 함께 미래를 꿈꾸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무사히 도망간 요석을 찾고, 미미즈를 잠재우고,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사실적으로 묘사된 기억들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서도 혜성, 기후변화 등 다양한 재난이 닥쳤지만 <스즈메의 문단속>이 더 많은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게했던 이유는 떠오르는 실제 사건들의 기억을 소환하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언급되는 100년 전에 일어났던 도쿄의 대지진은 1923년 일어났던 관동대지진이 역사적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실제로 도쿄,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큰 화재가 피해를 키워 10만 명 정도 생명을 잃고, 도쿄에서만 100만 명 이상이 피난 생활을 하게 된 역사가 있습니다. 또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겪은 지금의 많은 사람들은 사실적으로 묘사된 재난 경보 등과 같은 사건을 기억하고 있어 실제로 영화 개봉 뒤에 일부 관객들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본과 맞닿아 있는 재난을 판타지 영화로 풀어낸 것이 관객들이 가장 몰입하고 납득할 수 있었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신을 이야기하는 방식 & 삶과 죽음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에서도 언제나 신의 세계가 등장합니다. <모노노케 히메>에서도 자연을 침범하며, 신을 죽이려는 인간들의 모습이 나오며. <센과 치히로>도 이(異)세계에서의 신들의 모습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판타지 안에서 자연을 파괴하고 운명을 거스르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작품들도 재난과 함께 언제나 신이 등장합니다. <너의 이름은>에서 미즈하는 무녀 가문의 장손녀로 살아갔으며, <날씨의 아이>에서도 신당을 지나,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히나가 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이야기로 인간이 신의 영역을 범접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을 가장 힘들게 하는 지진이라는 재난에도 생명체를 불어넣어, 지진을 막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토지사인 소타가 언제나 미미즈를 가두고 주문을 외울 때, 그 지역에서 오래 전 살았던 조상들을 부르며, 이곳에서 재난이 일어나기 전, 폐허가 되기 전의 그들의 일상을 상상하고 생각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걸로 자물쇠를 만듭니다. 그것은 삶과 죽음은 바로 한 순간의 차이로 인간의 곁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당연한 듯 오늘, 내일, 미래를 생각하지만 당장 재난이 일어나 갑작스럽게 죽어도 당연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말입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다시 일상 살아가게 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평범한 하루일 것입니다. 소타와 스즈메가 서로가 함께 있는 미래를 꿈꾸는 것처럼 말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단순히 살아 있는 건 행운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죽음이 두렵지 않은 스즈메가 소타를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순간을 보여주며 막을 내립니다.
언젠가 재난은 갑작스럽게 우리를 찾아올지 모릅니다. 그게 내일이 될 수도 아니면 먼 미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 두려움과 고통을 안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나의 곁에는 우리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영화는 그렇게 우리가 내일을 꿈꾸며 잘 살아가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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