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운명처럼 만난 남녀의 청춘 로맨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영화 포스터

<연애 빠진 로맨스> 영화 줄거리 내용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주인공 스물아홉의 '자영'(전종서), 일도 연애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잘 다니던 방송국 일을 돌연 때려치우고, 할머니들과 함께 팟캐스트를 하기 위해 준비하지만 현실은 아빠 가게에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전 남자 친구와의 격한 이별 후 이제 절대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친구들은 그를 믿지 않습니다. 이러다 정말 친구도 남자로 보일 것 같다는 생각에 최호의 보루인 데이팅 어플을 깔고 상대를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또 다른 주인공 '우리'(손석구)는 잡지사에서 조용히 일을 하고 있던 도중 편집장으로부터 19금 칼럼을 떠맡게 되고, 단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글의 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어플을 깔고, 상대방 탐색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설 명절 아침! 본명, 이유, 마음을 다 가리고 만난 자영과 우리, 서로에게 호감이 있던 것도 기대가 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잘 맞을 수가 없다? 조금 더 진솔하고 진득하게 서로에게 순식간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칼럼은 보일 듯 말 듯, 우리와 자영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 독자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게 됩니다. 

어플로 만나, 침대 위에서만 보는 사이였던 우리와 자영은 서로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게 되고 진솔한 마음으로 바뀌어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자영을 대상으로 글을 쓸 수 없다 다짐합니다. 그리고 자영에게는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로 다짐합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자영이 먼저 알게 되고, 지금까지의 감정이 거짓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자영은 우리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또 끝나버린 자영의 연애, 둘의 진솔한 마음은 정말 이어질까요? 

 

진짜 나를 알아가는 연애 

남녀가 서로의 관계를 정의할 때, 연인 사이라고 정의를 하면서부터 연애가 시작됩니다. 자영과 우리의 경우, 서로의 마음을 나눴지만 연인이라는 관계로 서로를 정의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연애 빠진 로맨스>로 시작된 관계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영과 우리가 만남을 통해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들게 된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둘은 이름, 마음을 숨겼을 뿐 자신 그대로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신을 꾸미는 가식이 따위는 없이, 서로의 본능과 본질에 충실했었기 때문에 두사람은 더 가까이 그리고 진짜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진짜 내 모습을 가리고 시작하는 연애는 생각보다 오래가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취향에 맞춰 나와 어울리지 않는 취미를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그 취미를 함께 하는 그 순간. 나의 진짜 모습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상대방도 어느 순간 알게 되죠. 그 사람이 진심으로 이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말입니다. 

진지하고 깊은 연애를 하다보면, 상대방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게 됩니다. 나의 성격이 타인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혹은 내가 얼마나 찌질하고 감정적으로 대할 수 있는지. 그런 많은 시행착오 사이에서, 우리는 진짜 나를 발견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운명의 상대라고 믿었던 연인과 헤어짐의 순간을 맞이할 때, 이번 연애도 끝이 있었구나.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을 말입니다. 

인생에서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는 사실도 연애를 통해서 느끼기도 합니다. 

 

주인공도 해보고, 엑스트라도 해보고, 조연도 해보고 그렇게 사는 게 재미지 

 

실연 후, 상실에 빠진 자영에게 전하는 할머니의 대사입니다. 주인공인 줄만 알았던 내 인생의 젊은 날. 또 누군가의 엑스트라로 변해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 그런 날들을 다 지나고 또다시 주인공이 되는 날. 그리고 나이가 들어 뒤로 물러나며 누군가 인생의 조연이 돼주는 날. 그런 날들이 우리와 함께 하는 거라고요. 

그렇게 서로의 밑바닥을 마주했던 자영과 우리는 결국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시 처음 만났던 곳에서 재회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자영의 내레이션처럼 이 연애가 지속될지, 언젠가 끝날지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의 감정에 집중해 보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지도 모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연애가 옳은지, 연애가 힘들고 지칠 때, 혹은 자신의 마음에 얼마큼 솔직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