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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기억을 뛰어넘는 로맨스

by 유효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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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영화 줄거리 내용

*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오리(후쿠모토 리코)는 불의의 사고 이후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립니다. 마오리의 부모님은 혹시나 마오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것을 염려하여 제일 친한 친구, 이즈미에게만 사실을 알리고. 마오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 어제까지 썼던 일기를 보며, 어제 일을 기억하고 있는 척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한편, 불량배들에게서 친구를 구하기 위해 거짓 고백을 한 가미야 토루(미치에다 슌스케)는 마오리가 당연히 거절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굴도 예쁘고, 운동도 잘하는 인기 많은 그녀가 몇 반인지도 모르는 자신의 고백을 받아줄 리 없으니, 그런 굴욕을 느끼게 하기 위해 불량배들이 내세운 조건일 거라고 말입니다. 그렇지만, 마오리는 선뜻 그의 고백을 받아줍니다. 

그녀에게는 이런 상태로도 새로운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말입니다. 그리고 토루도 불량배들이 더이상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묻는 친구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서, 둘은 서로 계약 연애를 하기로 합니다. 단 세 가지 조건을 꼭 지킨다는 약속을 하면서 말입니다. 

첫째, 방과후까지 학교 안에서는 아는 척하지 않기, 둘째, 문자의 답은 간단명료하게 하기. 셋째, 절대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기. 도루는 그 조건을 받아들이고 의외로 재미있는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혼자서 책을 읽던 토루에게 마오리는 데이트를 하자고도 하고,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그의 취향, 성격, 가족 관계 등등을 말입니다. 

그러다, 바닷가에서 여유롭게 피크닉을 하던 마오리가 잠깐 잠에 들고, 깨어난 뒤. 마오리는 눈앞의 토루를 보고 놀라 뛰쳐갑니다. 그런 상황을 도루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마오리가 자신의 수첩을 보고 진정이 된 후, 토루에게 자신의 병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토루는 오늘의 일은 일기에 쓰지 말자고 제안합니다. 오늘 이 실수가 없다면, 마오리는 앞으로 이 경험에 대해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요. 그리고 토루는 매일매일의 마오리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점점 마오리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됩니다. 마오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고 이전 본 적없던 토루를 매일 까먹지만, 그에 대한 감정은 점점 켜켜이 쌓여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어제의 내 몫만큼 즐기고 와.'라는 메시지를 남길 만큼 말이죠. 그렇게 둘은 서로에 대한 진심을 확인합니다. 그러다 토루는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던 것처럼, 심장 발작을 일으켜 쓰러집니다. 그리고 결심하게 됩니다. 마오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자신과 함께 했던 1년의 시간들을 마오리의 일기에서 없애달라고, 그렇게 마오리의 친구 이즈미에게 부탁합니다. 하루하루, 기억하지 못한 채 힘들어하는 마오리를 보면서 이즈미와 마오리의 부모님도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조금씩 기억을 되찾아가고 있는 마오리는 아주 낯익은 얼굴을 그린 스케치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 감정이 있으니까 

마오리가 기억을 매일 잊는 다는 것에 힘들어할 때, 토루는 '절차기억'을 예시로 들며 마오리를 위로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운전, 피아노 치기처럼 한 번 배우면 머리보다 몸이 기억해서 절대로 잊지 못하는 기억들, 그러니 마오리에게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림 실력이 늘어날 거라고, 그렇게 너의 몸을 기억하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매일 자신이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병에 걸렸다는 사실부터 인정하며 하루를 시작해야 되는 마오리에게 나에게도 무언가 쌓이는 것이 있다는 그 위로는 너무나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기억은 둘의 이야기를 슬프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둘의 서사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토루는 마오리의 모든 기억들이 행복하기를 바랐고, 마오리는 아직도 희미하게 기억나는 토루를 매일 조금씩 다시 기억하며, 토루의 죽음으로 모두가 토루를 잊어갈 때 자신은 다시 기억을 되찾으며 그를 기억하겠다고 생각하니 말입니다. 

 

이 세상에서 토루에 대한 모든 기억이 사라진 순간에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토루를 기억해낸 마오리를 영화에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본 영화의 잔잔한 감성을 좋아하시거나, 풋풋한 학생 로맨스가 보고 싶으실 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원작 책이 베스트 셀러였기에, 원작 팬들은 움직이는 마오리와 토루를 영화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는 설레는 풍경을 더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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