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평범한 일상이 소중해지는 영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영화 줄거리 소개 

영화는 스즈메의 평범한 일상으로 시작됩니다. 출장을 간 남편과 통화하고, 집에 있는 거북이에게 밥을 주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그러다 가끔 이상한 일이 생기면, 잠깐 멈췄다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스즈메는 '참새'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그녀는 참새처럼 작고 소박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다시 말해, 세상이 정해둔 평범이라는 범주를 정확하게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이라는 뜻입니다. 영화 속 또 다른 주인공 '쿠자쿠'는 스즈메와 함께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났습니다. 쿠자쿠의 뜻은 '공작'. 화려한 날개처럼 쿠자쿠는 당차게 살아갑니다. 학창 시절 인기도, 공부도, 운동도 뭐든지 소꿉친구 스즈메보다 뛰어났습니다. 쿠자쿠와 같은 삶을 동경한 스즈메는 쿠자쿠를 이기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열심히 선풍기를 개조해 과학경진대회에서 상을 타지만, 쿠자쿠는 운이 좋게 더 많은 돈을 얻게 됩니다. 뭘 해도 쿠자쿠에겐 안된다는 생각에 스즈메는 그 타이밍에 자신에게 프러포즈를 한 남자와 얼떨결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해외 출장 전 남긴 거북이에게 매일 밥을 주는 일과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문제의 그날도 스즈메는 쿠자쿠를 오랜만에 만나고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시간이 남아 들어갔던 미용실에서 한 파마는 대실패였고, '개조심'이라고 크게 쓰여 있는 집의 개마저도 스즈메의 존재를 잊었는지 짖지 않았습니다. 그런 스즈메에게 운명 같은 직업이 생기게 됩니다. 바로 '스파이'. 높은 계단을 올라가다 위에서 떨어지는 사과들을 맞지 않기 위해 넘어진 스즈메의 눈에 포착된 아주 작은 광고물. 그 광고물에는 <스파이 모집>이라는 문구가 써있었습니다. 스즈메는 자신도 모르게 그 광고의 번호로 전화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만난 스파이 부부는 스즈메처럼 평범한 사람이야말로 스파이의 소질을 타고났다며 좋아합니다. 얼떨결에 활동자금 500만 엔을 받게 된 스즈메는 그때부터 스파이 교육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루하고, 형편없다고 느꼈던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게 됩니다. 스파이로 살면서 평범하게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말입니다. 기억에 남지 않을 어중간한 라멘을 만드는 라멘집 주인. 항상 가게 문을 닫아 사람들에게 한량이라고 소문이난 모니카 주인. 그들이 스파이라는 직업을 위해, 평범하게 살기 위해 어떤 것들을 포기하고 있는지 스즈메는 깨닫게 됩니다. 

알고 보니, 평범하게 살아가는 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일상이 지루할 때 추천하는 영화  

영화는 스즈메의 일상으로 시작해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몇 번 일어나지만 굉장히 잔잔합니다. 그리고 굉장히 이상합니다. 스즈메가 짝사랑하는 오빠를 보기 위해 쿠자쿠가 전선을 자른 일. 몇 십 년 만에 만난 짝사랑하는 선배가 결혼한 점이 정말 많은 여자, 그리고 대머리로 변한 짝사랑하는 선배. 선배의 아들과 함께 떠나는 스파이 산책 등 일상과 반대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가끔씩 실소를 머금게 합니다. 

아침 7시에 눈을 다 뜨지도 못한 채 일어나서, 씻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9시까지 출근한 뒤, 6시까지 책상 앞에서 일을 하는 척하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쩔 땐 오늘이 도대체 무슨 요일인지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어제 결심했던 다이어트는 또다시 내일로 미루게 됩니다. 그렇게 쳇바퀴 돌 듯 살다 보면, 이렇게 살다가 정말 이대로 죽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스즈메의 일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즈메는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면서, 그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이 잔잔하고 이상한 영화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나의 일상에 의미를 하나씩 부여하게 됩니다. 회사에 출근할 수 있다는 다행, 동료들과 커피 한 잔을 사먹을 수 있는 짧은 휴식시간, 오늘의 점심 메뉴 등 내가 바꿔 나가는 나의 일상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스즈메는 더이상 장보기를 귀찮아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주부가 오후 5시에 어떤 물건을 사야 눈에 띄지 않을지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우리의 일상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끔 일찍 도착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회사 앞 커피집에서 건네는 서비스 등에서 우리가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달린다>가 당신의 일상을 바꿔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