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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올빼미, 누가 보는 게 진실인가 조선판 스릴러 영화

by 유효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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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영화 줄거리 소개

2022년 연말 극장가를 가득 채운 연말 가족 영화들 사이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올빼미라는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던 영화. 하지만 관객들은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영화의 제목이 왜 올빼미가 되어야만 했는지 알게 됩니다. 천경수(류준열)는 맹인이지만 뛰어난 침술로 내의원에 가게 됩니다. 하지만 완벽한 맹인이 아닌 주맹증을 앓고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청력이 뛰어나고,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는 어렴풋이 앞을 볼 수 있습니다. 천경수는 병을 앓고 있는 동생을 고치기 위해 또 먹고살기 위해 입궁하게 됩니다. 

훈련기간 동안은 집에 가지 못하지만, 이 기간만 잘 견디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뛰어난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던 터라, 맹인이라고 놀리는 어린 선배들에게도 본 때를 보여주곤 합니다. 

영화는 역사적 사실에 가상의 인물 천경수를 얹으며 시작됩니다. 

조선 제 16대왕 인조(유해진)는 임진왜란과 함께 가장 치욕스러운 역사를 겪은 왕입니다. 인조는 청나라 황제에게 머리를 조아려 경의를 표하는, 삼배구고도 (三拜九叩頭)를 하며 군신의 나라로 자리 잡게 된 사건을 겪은 당사자입니다. 그리고 소현세자와 세자빈은 청나라에 8년 동안 인질로 잡힙니다. 청나라가 조선의 다음 왕위도 간섭하고자 했던 계략이었지요. 8년 동안 청나라에 머물렀던 소현세자는 그곳에서 많은 신문물과 서양의 기술들을 접하게 되고, 그것들을 들고 조선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올빼미는 소현세자가 귀국한 뒤, 2달만에 학질로 사망하게 된 역사에 픽션이 더해집니다. 왕은 언제나 불안했고, 청의 지지를 받는 소현세자를 못마땅해합니다. 소현세자는 아버지에게 청에서 가져온 신문물들을 받아들이고, 조선의 발전에 힘써야 한다고 설득하지만 인조의 눈에는 그저 자신의 자리를 탐하는 것으로 보이게 됩니다. 

소현세자는 침을 놓는 천경수를 기특해하다, 그가 주맹증을 앓고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자와 짧은 우정을 나눈 뒤, 곧이어 천경수는 어의 이형익(최무성)과 함께 학질로 자리에 누웠다는 세자에게 달려갑니다. 

그리고 침술을 도우며, 세자의 옆을 지키던 그때 촛농이 꺼지고 천경수는 모든 진실을 보게 됩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았고, 진실을 보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하지 않는 곳. 조선의 궁안에서 일어난, 칼 없는 암투극을 긴장감 있는 스릴러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유해진 처음으로 맡은 왕 역할

인조 역의 유해진 배우는 영화 올빼미를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그전에도 <남한산성> 등 다양한 영화에서 인조는 여러 배우들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비춰졌습니다. 하지만 올빼미의 인조는 자신의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인간의 양가감정을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건 유해진 배우의 명연기 덕분이었습니다. 특히, 한 쪽 얼굴로는 울고 있지만 다른 한쪽으로는 웃고 있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특유의 넉살과 타락한 권위를 보여주며,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왕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영화 인터뷰에서 왕의 역할을 제안받았던 유해진은 처음엔 놀란 정도가 아니었고, 그냥 문자 그대로 '뭘 잘 못 알고 보내온 것이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감독이 유해진 배우의 선입견을 산산조각 내고 싶다는 말과 함께 곧바로 역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또 자신 때문에 영화에 몰입이 안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진짜 열심히 준비하자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무언가를 다르게 하자고 다짐하기보단, '어떤 마음이었을까'에 집중하며 역에 최선을 다하니, 영화 올빼미의 인조가 완성되었다고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고요한 스릴러 그리고 수미상관 연출의 장점

스릴러라고 하면, 관객들의 심장을 숨막히게 만드는 영화 장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빼미는 그런 관객들 뿐만 아니라 시대극, 또 스릴러를 좋아하지 않는 일반 관객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오는 고요한 스릴러라고 생각합니다. 무서운 걸 잘 못 보는 저도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떼지 않고 집중하였습니다. 

영화는 시작과 끝 장면을 오묘하게 교차시키면서 끝납니다. 첫 장면을 보며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다음, 그 장면을 마지막에 다시 끌어와 관객들에게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의 끝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연출적으로도 훌륭했던 영화라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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