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영화 줄거리 소개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스물한 살 대학생 무기(스다 마사키)와 키누(아리무라 카스미)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무기는 이미 좋아하던 동기도 있었고, 키누도 별생각 없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책부터 영화 그리고 가수, 날짜를 놓쳐서 가지 못하게 된 콘서트 티켓을 지갑에 들고 다니는 것까지 모든 게 꼭 닮은 두 사람은 수줍은 고백과 함께 서로의 연인이 되기로 합니다.
둘이 함께하기로 한 하루 하루는 행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벅찹니다. 무기가 좋아하는 만화책을 함께 보며 깔깔거리며 웃고, 함께 거품 목욕을 하고, 하루종일 뒹굴거리다 간단히 음식을 먹는 달달한 연애가 펼쳐집니다. 각자의 아르바이트 끝나서 둘이서 30분이나 걸어서 함께 걸어갈 집을 구한 것도 그들에게는 힘든 일이 아니라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졸업과 함께 취업 준비에 나선 두 사람의 현실은 조금 힘들어집니다.
무기는 더이상 부모님에게서 용돈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에게서 차라리 결혼을 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라는 말까지 듣게 됩니다. 그렇게 무기는 점점 더 현실에 가까워집니다.
키누가 먼저 취직을 하며, 돈을 벌면서 둘의 삶을 이어갑니다. 이어서 무기도 만화가의 꿈을 포기하고 사회가 원하는 머리 스타일과 옷 스타일, 반듯한 모습으로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업무에 시달리고 출장이 빈번해진 무기는 점점 다정하고, 달콤했던 그가 아니게 됩니다.
"내 인생의 목표는 너와의 현상 유지야!"라고 말할 정도로 무기에게는 키누와의 동거도 자신에게는 간신히 하고 있는 일이란 걸 알게 됩니다. 꿈과 현실 사이의 거리만큼 둘의 마음의 거리도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이 현실을 견디고, 버티면 언젠가 다시 행복했던 순간들이 돌아올 거라고 지금은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 무기와 좋아하고, 사랑한다면서 매일 돈 이야기만 하는 무기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몇 개월째 잠자리도 갖지 않으면서 결혼이야기를 하는 무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무기는 키누와의 삶을 위해 자신이 하고 싶던 꿈과 행복을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처음 만났던 카페에서, 풋풋했던 자신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커플을 바라보며 무기와 키누는 서로의 이별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함께 살았던 그 집을 정리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함께 살던 곳, 지금까지의 감정, 오해와 과정을 함께 이야기하고 풀어나가며 둘은 행복했던 시절과 이별을 합니다.
꽃다발처럼 생기가 가득했던 사랑은 비록 소진되어 사라졌지만, 마른 꽃다발이 원래의 형태를 떠올릴 수 있게 자리 잡은 것 처럼, 둘의 사랑도 아름답게 시들어간 것입니다.
현실과 이상, 젊은이들의 리얼리즘 연애을 보여주는 영화
연애할 상대와 결혼할 상대는 따로 있다. 우스개 소리로 그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어린 시절 무모한 사랑만 가지고는 결혼을 할 수 없다는 어른들의 말은 그 사람이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서로가 가정을 꾸리기 전 각자의 자리를 잡아야 된다는 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 이들이 20대가 아니라, 대학을 졸업 후 취업을 하고 힘들지만 현실을 견딘 30대 때 만났다면, 결혼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한 마디로 타이밍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뜨겁게 사랑했지만, 현실의 상황과 서로의 인생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연애가 아름답게 시들어갈 수도 있으니 말이죠.
또 다르게 생각하면 그사람과의 뜨거웠던 사랑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을 수도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 것이죠.
영화의 마지막 장면, 무기는 추억에 잠겨 키누와 함께 걷던 길, 함께 사 먹던 빵집을 구글 지도로 찾아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알바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20대의 무기와 키누가 로드뷰에 찍힌 모습을 보게 됩니다.
비록 지금 옆에 키누가 없지만, 무기는 반가움에 활짝 웃습니다.
누구나 이상적인 삶을 꿈꿀 때가 있습니다. 꿈과 사랑만 있으면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막상 현실을 마주했을 때,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휘청거리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시절을 지나고 나면 우리는 깨닫게 됩니다.
그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단단한 내가 있을 수 있었다고, 비록 지금은 생기있게 뭐든지 해낼 수 있고 가장 아름답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 머물며 오랫동안 향기를 내뿜을 수 있는 잘 마른 어른이 되었다고 말입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아마, 지금의 현실이 너무 힘들어 사랑을 포기한 혹은 갈등하고 있는 연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런 뜨거운 사랑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나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추억할 수 있게 하는 추억의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사랑이 그리울 때, 그렇지만 너무 판타지가 아닌 현실 로맨스를 보고 싶을 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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