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다이어리> 영화 줄거리 소개
영화는 세 자매의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외박을 한 '요시노', 나이트 근무를 한 '사치', 한가지게 집에 있던 '치카'. 세 자매는 어릴 적 집을 나간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는 장례식장으로 향합니다. 그렇게 장례식장에서 아버지가 남기고 간 이복 여동생 '스즈'를 만나게 됩니다. 스즈가 세 자매를 이끌고 도착한 아버지가 좋아했다던 장소는, 세 자매가 지내던 마을과 닮아 있었습니다. 장례가 끝나고, 세 자매는 기차에 오르며 생각합니다. 스즈의 고향엔 스즈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 사치는 아주 간결하게 손을 내밉니다. "우리랑 같이 살지 않을래? 넷이서"
그렇게 스즈에게는 갑자기 세 명의 언니가 생기게 됩니다. 영화는 바닷마을에서 같이 살게 된 네 자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보내며 서로의 인생이 바빠 무심했던 자매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다시 집을 돌보게 됩니다. 세 자매의 엄마에게 '스즈'는 남편이 외도로 낳은 미운 존재였지만, 자매들에게는 다시 한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아낄 수 있게 한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스즈는 운동과 낚시에 관심이 많은 치카에게 더 없이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고, 아버지를 미워하지만 똑같이 유부남과 연애를 하고 있던 사치는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넉살이 가장 좋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치도 스즈 앞에선 언니라는 이름으로 경계를 풉니다.
스즈도 언니들 사이에서 뜻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습니다. 자신은 언니들에게 큰 상처를 존재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미워하기도 하며. 자신의 엄마 때문에, 아빠와의 기억이 거의 없는 치카에게 아빠가 항상 만들어줬던 '잔멸치 덮밥'을 처음 먹어보았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 자매에게 이미 스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진짜 동생이 되었기 때문에, 그 어떤 모습도 괜찮았습니다.
가족 영화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2022년 <브로커>로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미 2018년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아시아에서 주목해야 할 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감독의 작품은 언제나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무정한 부모에게서 자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무도 모른다> 2004, 바닷마을 다이어리처럼 피가 아닌 삶으로 가족이 된 이야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2013, <어느 가족> 2018 등을 대표작으로 손꼽을 수 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은 잔잔하고 조용한 장면 속에서 삶의 요동치는 감정들을 잘 포착하고 있습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장면이라는 말은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보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가족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어떤 말로 쓸 수 있을까?입니다. 같은 조상을 가진 사람? 한 부모 밑에서 나고 자란 사람? 우리는 살면서 가족이란 단어가 생물학적인 관계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여타 많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출생의 비밀도 그 감정과 궁금증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가족의 다른 말 식구(食口)는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을 뜻합니다. 각자 취향을 알아가며, 다양한 카레를 끓여보고, 여름엔 불꽃놀이를 하고, 가을에 나타난 꼽등이를 잡으려다 장난을 치는 그런 계절을 함께 살아가며 영화에서 스즈와 세 자매는 진정한 가족, 식구가 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는 가족과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
바닷마을 다이어리 원작 만화에서는 주변 인물들의 더 다양한 세부 스토리가 있지만, 영화에서는 네 자매의 이야기에 포커싱이 되어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상처 입었을 때, 혹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상처 입고 싶지 않을 때 이 영화를 보길 추천합니다. 가만히 바라보면 그 상처 속에서도 나를 보살피는 따뜻함을 발견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내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따뜻한 밥을 지속, 오늘 하루 어땠는지 물어보면 어떨까요?
영화처럼 사계절을 있는 그대로 곁에 있는 사람과 온마음을 다해 즐기다보면, 아마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가족의 정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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