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영화 줄거리 소개
아래의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산 정상에서 추락한 한 남자의 변사 사건, 담당 형사 '해준(박해일)'은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심문하게 됩니다. 그들은 처음 만난 사이지만 밥을 먹고 자신의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남편의 죽음 앞에서 특별한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 서래를 모두 의심하지만, 해준은 서래의 감정을 십분 이해한 듯 보입니다. 용의 선상에 오른 서래의 일거수일투족을 해준은 감시하게 됩니다. 요양사로 일하며, 노인을 어떻게 돌보는지 집에 돌아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어떤 드라마를 보는지. 그녀의 손짓 발짓 모든 것을 해준은 알게 돼 됩니다.
좀처럼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서래이지만, 해준을 대할 때는 진심을 다해 대했습니다. 서로를 의심하고, 서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서래와 해준은 서로에게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느끼게 됩니다. 형사인 해준에게는 사실 위험한 감정이었습니다. 사건을 맡으면, 사건에 진심으로 몰입하는 해준은 제대로 된 잠을 잔 지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래와 함께 있을 때, 해준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지게 됩니다. 마법처럼 말입니다.
서래는 다행히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게 되고, 해준이 자신의 마음에 죄책감을 덜어내려던 찰나. 서래의 행적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해준은 직접 서래가 되어 그날의 동선들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리고 서래가 남편을 죽인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해준은 자신의 손으로 서래를 체포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해준은 이런 말을 남긴 채 서래를 떠납니다.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할머니 폰 바꿔 드렸어요, 같은 기종으로. 전혀 모르고 계세요.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이렇게 영화의 전반부가 마무리됩니다. 해준은 아내가 머무는 도시로 내려가게 되고, 그곳에는 해준을 생기 있게 만드는 심각한 범죄 사건들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고요한 도시에서 해준은 하루가 다르게 말라갑니다. 아마 자신의 세계가 이미 붕괴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해준 앞에 서래가 다시 나타납니다.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서 말입니다. 서래는 해준을 보며 웃지만, 해준은 서래를 보고 웃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서래의 남편이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해준은 이번에는 절대 넘어갈 수 없다며 서래를 심문하지만, 서래가 해준을 바라보는 눈빛은 남달랐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요?
사랑의 정의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은 영화를 마지막까지 다 본 후에 비로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됩니다. 헤어질 결심이라는 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에 대한 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해준은 서래를 체포할 수 없어,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녀와 헤어지기를 택합니다. 자신의 모든 품위를 버리고 자신을 붕괴하면서 말입니다. 붕괴한 후에 해준이 서래를 소유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서래의 삶을 그대로 지켜준 후 해준은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서래는 해준을 위해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됩니다. 오롯이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그에게서 완벽하게 사라지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기에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걸로 재수사해요. '붕괴'이전으로 돌아가요."
서래는 자신을 위해 붕괴된 해준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다시 해준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난 해준 씨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벽에 내 사진 붙여 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사랑이란, 한 문장이나 단어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영화를 마지막까지 보면 해준과 서래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하는지 알게 됩니다. 감독은 그 사랑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둘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해준이 서래를 미행하면서 느꼈던 감정처럼 말입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그리고 질문을 남깁니다. 당신은 헤어질 결심을 할 만큼 사랑한 누군가가 있나요?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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